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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생활인들의 실천적 대안 찾기 <새로운 사회를 여는 상상력>
2006-09-19 13:00:34
'신자유주의 뛰어넘기' 그 발칙한 상상
진보적 생활인들의 실천적 대안 찾기 <새로운 사회를 여는 상상력>
 
  김시연(staright) 기자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과 환매조건부채권에 분산투자하겠습니다!"

한 포털사이트의 TV CF 한 장면. 패러디긴 하지만 미인대회 참가자조차 금융투자계획을 당당히 밝힐 만큼 재테크는 우리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렇다면 정치나 정부정책, 통일문제도 생활인의 일상적인 관심거리가 될 순 없을까?

진보세력이 꿈꾸는 '새로운 사회'라면 이런 상상도 먼 훗날 일은 아닐 듯하다.

"우리 지역 국회의원이 서민탁아시설엔 관심 없고 부동산보유세 감세에만 너무 열을 올리네. 이참에 국민소환 추진해봐?"

진보세력이 꿈꾸는 '새로운 사회'


▲ <새로운 사회를 여는 상상력>. '신자유주의와 한미FTA 그리고 분단체제 뛰어넘기'라는 만만치않은 화두를 던졌다.

ⓒ 김시연
흔히 진보는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 진보세력의 위기를 '콘텐츠 부족' 탓으로 꼽기도 한다. 최근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민간 싱크탱크가 잇따라 등장하는 것도 이런 통념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콘텐츠가 아니라 "현실을 꿰뚫는 바탕에서 실천 가능한 정책적 대안을 생산하고, 그 대안을 민중과 공유"하려는 진보적 지식인의 노력이 없었음을 꼬집고 나선 이들이 있다.

< 새로운 사회를 여는 상상력>(시대의창·아래 '새사상')은 진보세력의 '싱크탱크'를 자임하고 나선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새사연·http://www.cins.or.kr)'을 준비하는 이들이 '새로운 사회'를 주제로 나눈 좌담을 생생하게 엮은 책이다.

일단 이야기꾼들(?)부터 심상치않다. <한겨레> 출신 논객 손석춘 원장, 대학생 필독서라는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를 쓴 박세길 부원장 그리고 의료인으로 기업인으로 프로그래머로 이른바 '386 생활인'을 대표하는 김문주, 김병권, 정명수, 정희용….

도대체 다 큰 어른들이 모여서 어떤 상상의 나래를 펼쳤기에 이렇게 책으로까지 묶였을까? 이들이 새로운 사회의 대안으로 내놓은 것은 크게 '노동 중심 국민경제론', '통일민족경제', '국민직접정치' 등 세 가지. 그 속내를 한 번 들여다 보자.

지식기반사회, 노동이 자본을 이끈다

한 미FTA, 미군기지 이전, 쌀시장 개방 등 요즘 진보-보수 논쟁을 낳고 있는 우리 사회 문제를 관통하는 화두는 뭘까? 이들은 바로 '신자유주의'를 지목한다. 신자유주의는 범세계적 자본 주도형 경제모델로서 고용이나 국가경제보다 주주의 이익만 앞세운 주주자본주의로 표현된다.

신자유주의 아래서 지금과 같은 저성장, 양극화, 청년실업은 가속화할 수밖에 없고 결국 국민경제를 붕괴시키는 단계에 이른다는 것. 참여연대의 소액주주운동 역시 의도는 순수했지만 주주자본주의에 일조했다는 점에서 비판 대상이다.


▲ 현재 자본 주도형 경제모델의 대안으로 제시한 '노동 주도형 경제 모델'

ⓒ 김시연
그렇다고 다시 '박정희 시대'로 돌아가자는 얘기가 아니다. 이들이 내놓는 대안은 '노동 중심 국민경제론'.

언뜻 프롤레타리아 혁명 구호를 연상케 하지만 과거 박정희식 '국가주도형 모델'보다 훨씬 온건하다. 즉 자본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창의성에 기반한 노동이 보다 우위에 서서 경제를 주도하는 모델이다.

자 본의 생산성이 갈수록 떨어지며 자본주의의 위기가 거론되고 지식기반 노동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요즘. 노동의 창의성 발현을 돕기 위해서는 노동자 역시 주주들과 동등하게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을 이끌어가는 기업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를 더욱 고착화시킬 것이 분명한 '한미FTA'에 맞설 대안으로 '통일민족경제'라는 '블루오션' 카드도 상기시킨다. 북핵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남북 정부가 마음먹기에 따라 먼 훗날의 대안만은 아니라는 것.

특 히 "순식간에 각 소관분야별 17개의 전문 분야팀을 구성해" 협상안을 만드는 정부의 적극적인 한미FTA 추진 방식과 비교하면서 "범정부적 통일경제 발전 구상을 하자면 기초 수준을 뛰어넘는 범정부적 경제협력 동원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미FTA? 미군기지 이전? 국민투표에 맡겨!

하지만 이런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 역시 정치의 '혁신' 없이는 사상누각일 뿐. 자연스럽게 초점은 정치체제로 모인다. 이들은 참여정부의 정치노선을 '정치적 신자유주의'로 규정하며 맹렬히 공격한다.

"노무현 정권 동안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어 국민들의 평등권이 크게 후퇴함으로써 민주주의 위기를 가져왔"고 "국민의 힘에 기초하지 않은 권력의 권위 해체 내지 분권화는 권력 난립을 조장하였다"는 것.

사회 양극화와 권력 난립 문제의 실마리는 결국 국민에게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의 대의제를 보완하는 성격이 강한 '국민 참여'를 '국민직접정치' 수준으로 격상시키자고 강조한다.

' 국회'가 국민에게 가장 불신받는 현실에서 대의제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 우선 유일한 '직접정치' 수단인 국민투표 권한을 대폭 늘려 한미FTA, 농수산물 개방, 파병, 행정수도 이전, 대통령 탄핵 등 국가 장기적 운명과 관련된 문제 결정을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당선하면 나 몰라라'하는 국회의원도 국민소환제와 국민발안제를 통해 국민의 민주적 통제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러한 정책이 성과를 거두려면 우선 국민의 삶 밑바닥부터 연결된 생활정치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구를 거주지 중심에서 직장, 학교 등 실제 생활지역 중심으로 바꾸고 국민의 실질적 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구 2만~3만명당 1명꼴로 의원을 선출해 명실상부한 '국민의회'로 재편하자는 것.

이 경우 의원수가 1500여명으로 5배 늘어나게 되지만 국민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엘리트 정치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흩어진 '386' 끌어 모으는 '깃발'


▲ 지난 6월 한미FTA 1차 본협상 폐막을 앞두고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광화문 미대사관 인근에서 "죽음의 협상판을 걷어치우라"고 외치며 한미FTA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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